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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D(GR+OM) 편리함과 게으름, 그리고 미련의 이야기.

#1. 들어가는 글

 

저는 필름사진을 좋아합니다.

...

 

좋아합니다.

...

카메라에 필름을 감는 순간도

리와인딩의 사각거리는 마찰음도,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필름의 힘도

수세를 마친 필름의 물을 털어내던 그 순간의 느낌들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

좋아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좋아하는 것을 지속한다는 것은 언제나 그것을 방해하는 걸리적거리는 일들이 따르게 마련입

니다. 네 그렇습니다. 게으름이란 핑계로 필름사진을 전혀 찍지 못하고(혹은 안하고)있는 지

금의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부끄러운 글을 이번에도 변함없이 비틀거리며 풀어나가려 합니다.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르기에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2.편리함(미련+ 미련)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렇게 저에게는 많은 이야기들을 남겨주었던 부산

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필름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생활에 적응하며 어느덧 사진에 대한 미

련은 자연스럽게 다시금 디지털 장비들을 손에 들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이

별 소득도 없이 흘러버린 지금 언제나 책상 위에는 두대의 디지털 카메라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연치 않게도 두녀석 모두 필름카메라로 꽤나 명성이 좋던 기종의 명칭에 D를 더한 이름을

가지고 있군요... Ricoh의 GRDIII, Olympus의 OM-D.

 

어설프게 공학을 배운 저 이 두 카메라를 'D(GR + OM)'으로 묶어서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이로는 '편리함( 미련+ 미련 )'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 쓸모없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지금의 저의 사진생활을 돌아보면 저 카메라의 이름에서 제가 느끼고 있

는 '편리함( 미련+ 미련 )' 과 참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피상적으로는 취업준비를 위해 휴학을 했던 4학년 2학기, 책보다는 카메라가 손에 잡혀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당연히 도서관에 앉아있는 시간 보다는 카메라를 둘러매고 돌아다

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제 인생에 있어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아있을 값진 시간이었죠. '시간'자체가 흔했던 '시간'...

 

취업준비생에서 취업완료생('직장인'이라는 단어가 아직은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으로 신

분이 바뀌면서 그 흔했던'시간'은 당연하다는듯 사라졌습니다. 모든 취미생활이 그렇겠지만

취미의 핵심은 언제나 시간이고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취미는 '사진을 찍는다'라는 취

미보다 비교적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게으름이 핵심이지만) 지방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저에게는 필름이 조금은 미련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그 미련을 다 버리지는 못하고 이름이 미련스럽게 느껴지는 이 두 카메라를 선택하게 된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하고 바보같고...)

 

이쯤에서 잠깐 집고 넘어가자면.... 두 기종의 이른바 Spec은 아직도 잘 모릅니다. Review를

할꺼라고 찾아보고 싶은 마음조차 생기지가 않아요^^;; 디지털 카메라는 선택하면서 가장 중

요시 했던 부분은 '기존에 필름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들의 사용조건과 최대한 비슷하면 좋겠

다'하는 유사성 이였기 때문이죠. 그 결과 28mm 장성파노라마 똑딱이는 GRDIII로, MX는

OM-D + 25mm로 그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GRD를 선택한 이유는 '28mm에 흑백,단순한

구조에 파인더가 있을 것' OM-D를 선택한 이유는 '환산 50mm에 조리개는 비교적 밝고 가능

한 작으며 파인더가 있을 것')

 

 

#3 미련의 흐름

 

카메라의 가장 큰 역할은 '사용자가 촬영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남겨주는 것', 저의

경우에는 '이전의 사진 스타일에 큰 변화가 없이 촬영에 임할 수 있을 것' 이겠지요 다행스럽

게도 제 미련스러운 시선들에 두 카메라는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카메라의 선택에 기준이 되

었던 조건의 선정에 성공을 한 샘이지요 그러기에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요. 대부분 단

순한 사진들을 고집하느라 그런걸지도 모르지만요.

 

#3-1 28mm, GR+D III

 

 

GR은 목적이 분명한 카메라입니다. 지나가는 장면 혹은 풍경을 담아내기에 특화가 된 카메

라, 거기에 D가 붙고 필름과 파인더가 사라졌을 뿐이지요. 액정을 보고 사진을 담는걸 싫어하

는 통에 파인더가 없다는 이유로 고민하다가(외장파인더를 별도고 구입을 하면 되고 파인더

가 무려 이쁘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저의 기준으론 엄청나게 비쌉니다.) 외장파인더를 끼워주

는 행사를 하기에 고민도 없이 스스로에게 주는 취업선물이라고 냉큼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2010년 2월에 구입을 했으니 이제 딱 2년... 언제나 곁에 있었지만 뭐랄까 친해지지 않는...그

렇다고 맘에 안드는 것도 아니고... 위에서 적었던 대로 싸구려 6만원짜리 중국산 필름똑딱이

를 대체하는 역할을 충분하게 해내고 있기에 손에 달고다니는 그런 카메라...라는 어색한사이

로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흘러왔습니다. (왠지 미안스럽네)

 

 

 

별 고민도 없이, 걱정도 없이 손에 들어온 물건에 정을 주는건 영 쉽지가 않은건지 이전의 필

름카메라들을 사용하며 카메라로부터 느끼던 일종의 '정' 이나 '소통'의 느낌은 전혀 느껴지

지 않지만 손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GRD는 대리 3년차의 업무를 척척 처리하는 수습사원의

느낌으로 손가락만 까딱하면 생각하던 사진을 뽑아주는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구입을 하던 과정 만큼이나 사진을 찍는 과정에도 별 고민도 없고, 걱정도 없었

습니다.

 

 

사진을 담아내는 과정에 제가 관여하는 부분은 점점 줄어들었고,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빛의

범위는 엄청나게 넓어졌습니다. 숨을 조금 참는다면 포장마차 밤풍경 따위도 가차없이 담아

내는 일은 문제도 아니지요.

 

 

야밤에 만난 귀여운 팬더의 앙증맞게 접혀지는 오른다리를 찍어내는 일을 이전에는 상상이나

했을까요.(제가 쓰던 필름의 감도는 주로100~400...)

 

 

 

 

 

 

 

 

 

 

구입직후 다이얼의 MY1~3에 선호하는 촬영방식을 설정하고 그 뒤로는 전원을 누르고, 셔터

를 누르고, 충전기를 꼽고, 베터리를 꼽고 사진을 보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을 쓰지 않았

습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사이즈, 장갑을 끼고도 어색하지 않은 조작감 겨울산책에 딱 어울

리는 카메라. 아마도 첫 겨울을 나면서 실감을 했었지요. '오호라 요녀석 봐라...' 하고.

 

 

 

 

 

 

 

 

 

아마도 저처럼 사람이 들어간 사진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사진에 들어가게 될 사람에게 자

신이 사람이 들어간 사진을 선호하는 사람이 찍는 사진에 들어가게 될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

을 눈치채지 못하게 할... 아니 눈치채지 못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껍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

연적으로 사람을 발견하고 화면을 구성하고 빠르게 카메라를 눈으로 끌고가고 셔터만 누르는

그 과정에 앞서 '이 카메라가 내가 원하는 장면을 담아낼꺼야' 하는 신뢰가 있어야만 하지요.

GRD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신뢰감에 큰 실망을 안겨준 기억은 없습니다.

 

 

 

 

 

 

 

 

 

GRD를 손에 들며 조금은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별거 아니지만 내 사진이 지금보

다 더 가벼워지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미련스럽게도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던 습관은 시선에

도 손가락에도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기기는 변했지만 사진은 퇴보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

에서 디지털 이미지는 편함으로 가다오기 시작합니다.(필름을 사용하면 사진에 더 진중하다

는 가정 자체가 좀 모순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충분이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GRDIII를 2년여 사용하면서 기계적으로 셔터를 누른 횟수는 3011번 입니다. (GRDIII를 기준으

로 전원off 상태에서 아래방향 버튼과 재생버튼을 누르면 SH항목으로 컷수 확인이 가능합니

다.) 중간중간 업무용으로 사용한 1000여컷을 제외한다면 많은 셔터를 눌렀다고 하기는 힘들

겠지요. 그래도 객관적이진 못하더라고 주관적인 사용평을 하기에는 충분한 사용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GRD는 단순한 카메라 입니다. 사용자의 설정범위가 아주 넓은 편에 속하지만 일단 한번의 설

정이 완료되고 나면 완벽하게 단순한 카메라가 되어버립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아직

도 모든버튼의 기능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부분이지

만 설정을 할 일이 없으니 잊어버렸습니다. 그저 전원을 누르고 원하는 설정으로 다이얼을 돌

리고 오른손목에 스트랩을 걸어두고 길을 거닐다가 원하는 장면이 나타나면 파인더를 바라보

고 셔터를 누르면 그만이지요.

 

GRD와 비슷한 크기에 더 큰 센서를 달고 이미지 자체도 더 뛰어난 카메라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그만큼 GRD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기존의 GR을 사용하고 있던 사

람들이나 GRD를 사용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일종의 '미련'을 남겨두는 카메라가 지금의 GRD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시리즈를 거듭해도 크게 변하지 않는 고집스럽고 군더더

리 없는 외형이며 인터페이스가 익숙함이란 미련으로 남을 수 있겠지요.

 

위와 같은 이유로 다음의 제28mm 똑딱이는 아마도 필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가정 하에서

는 다시 GRD가 될 것입니다. 편안함과 미련이 만나 또다른 미련을 만들고 있는 중이니까요.

 

#3-2 50mm OM-D + DG SUMMILUX 1:1.4/25

 

28mm의 화각을 GRD로 만족스럽게 대체를 하고 나니 50mm를 대체할 디지털 장비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수동필름카메라의 크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1.4의 밝기

로 50m의 화각을 커버하는 카메라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DSLR은 고려대상에서 제외

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GRD와 비슷하게 기존의 필름카메라 + D라는 이름을 가지고 세

상에 나오는 카메라가 있다는 소식에 관심을 들이게 되었고. 그렇게 OM-D를 구입하게 되었

습니다. (20개월 무이자할부하는 함정에 빠지기는 했지만요)

 

 

'카메라가 이뻐야 사진이 이쁘게 나온다'는 말이 진실이라면 OM-D는 사진이 이쁘게 나와야

만 할껍니다. 상자에서 카메라를 처음 꺼내며 느낀 첫인상은 '크기도 딱 적당하고 생김은 기

대보다 더 이쁘구나' 였거든요.

 

 

 

 

 

 

 

 

 

 

하지만 첫인상과 달리 사진을 담아내는 과정에서는 적지않은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첫번째로 슬립상태에서 촬영준비상태로 복귀하며 어느정도의 시간을 소비합니다. 얄밉게도

장면을 흘려보내기 딱 좋을만큼의 시간을 소비하지요. 담고싶은 장면이 나타나 파인더에 접

안을 하면 파인더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구입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

종 있습니다. 두번째로 EVF의 이질적이고 좁은 화면을 바라보며 집중을 하는것이 처음에는

아주 힘들었습니다.

 

 

 

 

 

 

 

 

 

 

위에 나열한 두가지의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들에선 아직 이렇다할 단점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베터리가 조금 더 버텨줬으면 좋겠다 싶은 바람도 있지만 조금만 주의하면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니 많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사용을 하면서

'Olympus에서 작정을 하고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걸로 봐서는 이정도면 성공적

인 대체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요즘은 자주 OM-D를 들고 밤산책을 나갑니다. 터벅터벅 걸으면서 잠깐잠간씩 사진을 찍습니

다. 감도는 1600이상 셔터스피드도 1/10초 ~1/20초 이내로 형성이 되는 조건 하에서도 제가

보기에는 꽤나 쓸만한 이미지들을 뽑아줍니다. 무서운녀석이지요. (역시나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진들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세상 참...)

 

 

 

 

 

 

 

 

 

 

 

OM-D는 아직 사용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뭐라 평가를 하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만

기본기가 탄탄한 카메라임에는 분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기에 비해서는 조작감과 인터페

이스에 꽤나 많은 신경을 썼다는게 사용하다 보면 조금씩 느껴지거든요(무엇보다 사진을 찍

는 과정에 걸리적거림이 없어야 된다는 점에서 평소 조작감과 인터페이스가 중요하다 생각하

고 있습니다.) 다만 슬립상태에서 복귀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꽤나 큰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흘러가는 장면에서 담겨지는 사람의 다리모양 하나하나 신경쓰며 셔

터를 누르는 일이 많은데 카메라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건 꽤나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화도 나고 말입니다. (펌웨어로 해결이 가능한지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결과적으로 50mm를 대체하기 위해 선택한 OM-D + DG SUMMILUX 1:1.4/25조합의 선택은

GRDIII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선택의 기준이 되었던 조건들이 까다

롭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론 그조건들만 만족한다면 충분하니까요.

 

#4 편함의 확장

 

 

사진이 아닌 부분에 조금은 얼리어덥터의 기질이 있던 저에게 있어 D의 편함은 엄청난 시너

지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출사 중간중간 Camera Kit을 활용해 Review를 하기도 하고 바로

SNS에 업로드를 하며 이미지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보여주는걸 아주 좋아하는 저에

게는 엄청난 확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Facebook도 Twitter도 하지 않지만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Instagram만은 열심히 하는걸 보면

꽤나 만족스럽게 생활 속으로 스며들었단 판단이 서기도 합니다.(I.D: dongheelee)  

 

그 반면에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도 있습니다. 아직도 Data를 관리하는 확실한 방법을 결정하

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날아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꾸준히 하고 있는거죠. (가장 효과적인

관리방법에는 어떤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끔 그동안 찍어왔던 필름들을 모아둔 상자를 열어봅니다. 사진은 늘 거기에 있습니다. 필름

특유의 향기가 훅~히고 다가오면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자가현상을 하던 장면

과 사진을 담던 당시의 장면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한참을 멍하게 있곤 하지요. 편함으로

포기한 작지만 큰 부분의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추억을 담아내고 기록하는 방법

 

필름과 디지털, 딱히 두 방식의 구분으로 추억을 담아내고 기록하는 방법이 바뀌지는 않을 겁

니다. 말 그대로 디지털의 편함은 객관적으로 부정하기 힘든 명확한 사실인 것이죠. 언젠가

다른 글에서 적었듯이 필름은 이미 진부합니다. 진부함은 추억으로, 그 추억은 다시 미련을

남깁니다. 디지털로 전향한지 2년 아직도 냉장고에 들어있는 필름을 미련스럽게 만지작 거리

곤 합니다.

 

미련함과 게으름의 조합은 저를 다시금 디지털로 전향하게 만들었습니다. 편함의 추구가 아

닌 현실적인 장벽에 막혀 진행된 전향은 많은 미련을을 남겨두었죠. 결과물은 만족스럽지만

카메라에 정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미련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실꺼라 생각됩니다. 일종의 소통이 있는, 촬영의 도구로서만 생

각되지 않던 카메라가 그저 도구로서만 다가오는 기분... 뭔가 석연치않은 그 기분으로 취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여전히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그 사진에 추억을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

을 껍니다. 디지털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실도 명확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의 전향은 성공

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6. 갈무리

 

저는 필름사진을 좋아합니다.

...

좋아합니다.

...

카메라에 필름을 감는 순간도

리와인딩의 사각거리는 마찰음도,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필름의 힘도

수세를 마친 필름의 물을 털어내던 그 순간의 느낌들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

이제는 추억 혹은 미련으로 남겨둬야할 좋아함 입니다.

 

 

사진을 담습니다. 가장 중요한 그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을겁니다.

사진이 좋습니다. 사람이 좋습니다. 그리고 즐겁습니다.

 

즐거움은 언제나 명확한 답을 내려주곤 합니다.

저에게는 이번의 경우에도 명확한 답을 내려주었습니다.

 

즐겁기 위해서는 즐거운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저의 사진은 충분히 즐겁습니다.

 

'편리함( 미련+ 미련 ) =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진행중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이 워낙에 두서가 없어서요.)기본적인 명제는 언제나 '사진은 즐거워야 한다'가 아닐까 합

니다. 여러분의 사진도 언제나 즐겁기를 바람하며 주절주절 적어내려온 글을 이쯤에서 마무

리 하고자 합니다.

 

그럼...

 

 

-END-